퇴근하고 바로 갈 수 있는 곳 — 평일 저녁 두 시간
집에 바로 들어가기는 싫은데 약속 잡을 기력은 없는 날, 혼자서 두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선택지입니다.
평일 저녁 일곱 시. 집에 가면 아홉 시에 티비를 켜 놓고 누워 있을 것이 뻔한데, 누구를 불러내기는 애매한 시간입니다. 약속을 잡으면 그것대로 피곤하고, 그냥 들어가면 하루가 그대로 끝납니다.
이 시간에 필요한 것은 두 시간짜리 선택지입니다. 너무 짧으면 나간 보람이 없고, 너무 길면 다음 날이 힘듭니다. 아래는 평일 저녁에 혼자 가서 두 시간 안에 끝낼 수 있는 것들입니다.
말을 섞고 싶지 않은 날
하루 종일 말을 했으니 더는 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습니다. 이럴 때는 혼자 있는 것이 당연한 장소로 가는 게 맞습니다. 서점, 북바, 심야 상영관처럼 침묵이 기본값인 곳입니다.
중요한 것은 집이 아닌 곳에서 혼자 있는 것입니다. 집에서 혼자 있는 두 시간과 밖에서 혼자 있는 두 시간은 끝나고 나서의 기분이 다릅니다. 주변에 사람이 있되 그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이 없는 상태가, 혼자 있고 싶지만 외롭고 싶지는 않은 날에 가장 잘 맞습니다.
사람 소리는 듣고 싶은 날
말은 하기 싫은데 조용한 것도 싫은 날이 있습니다. 서서 마시는 술집이 이 상태에 정확히 맞습니다. 주변이 시끄럽고 사람들이 떠들지만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습니다. 체류 시간도 자연스럽게 한 시간 안팎으로 끝납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곳
몇 마디는 나누고 싶은 날
회사 사람 말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대화형 혼술바가 이 자리를 채웁니다. 다만 평일 저녁에 가면 체류가 길어지기 쉬우니 나올 시간을 미리 정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몸을 쓰고 싶은 날
앉아서 일한 날에는 몸을 쓰는 쪽이 회복이 빠릅니다. 클라이밍은 두 시간이 금방 가고, 끝나고 나면 머릿속이 비어 있습니다. 혼자 가는 것이 기본이라 눈치 볼 일도 없습니다.
두 시간을 지키는 법
- 나오는 시간을 정하고 들어갑니다. 아홉 시 반에 일어난다고 미리 정해 두면 대부분 지켜집니다.
- 집과 반대 방향으로 가지 않습니다. 돌아오는 길이 멀면 다음에 안 가게 됩니다.
- 한 곳만 갑니다. 두 번째 가게로 옮기면 두 시간이 네 시간이 됩니다.
- 평일에는 예약이 필요 없는 곳을 고릅니다. 예약을 해 두면 가기 싫은 날에도 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