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고깃집과 샤브샤브 — 1인 세트가 있는 곳의 문법
혼밥의 마지막 관문은 고기라고들 합니다. 하지만 1인 화로와 1인 냄비를 둔 곳이 늘면서 이제 혼자 고기를 굽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혼밥 레벨표에서 고깃집이 상위에 있는 이유는 음식 때문이 아닙니다. 2인분부터 주문을 받는 가게가 많고, 불판 하나를 혼자 차지하는 것이 미안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문제는 가게 쪽에서 이미 풀어 놓은 경우가 많습니다. 1인분 주문이 되는 곳, 1인 화로를 둔 곳, 아예 1인 손님을 위해 설계된 샤브샤브 집이 그렇습니다.
가장 쉬운 곳 — 1인 샤브샤브
1인 냄비가 자리마다 있는 샤브샤브 집은 구조적으로 혼자 먹게 되어 있습니다. 옆 사람도 자기 냄비만 보기 때문에 눈 마주칠 일이 없습니다. 샤브로21처럼 1인 세트가 1만 원 안팎인 곳은 점심에 혼자 오는 직장인이 대부분이고, 하나샤부정처럼 조금 가격이 있는 곳은 저녁에 혼자 천천히 먹는 손님이 많습니다. 회전식 훠궈도 같은 원리라 혼자 가기 쉽습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곳
1인 화로가 있는 고깃집
자리마다 작은 화로를 둔 곳은 1인분 주문이 당연합니다. 이야기하나처럼 부위를 소량으로 파는 곳은 혼자 여러 부위를 조금씩 먹을 수 있어 오히려 혼자가 유리합니다. 이치류 홍대본점처럼 1인 손님에게 익숙한 야키니쿠 집도 있습니다. 이런 곳은 ‘1인분 되나요’를 물을 필요가 없습니다. 메뉴판에 이미 1인 기준이 적혀 있습니다.
혼자 고기 먹는 날의 순서
- 점심 피크(12시~1시)와 저녁 피크(7시~8시 반)만 피합니다. 그 외 시간은 어느 고깃집이든 혼자가 어렵지 않습니다.
- 들어가서 ‘혼자인데 1인분 되나요’라고 묻습니다. 된다고 하면 끝이고, 2인분부터라고 하면 다른 곳으로 가면 됩니다. 실패가 아니라 정보입니다.
- 카운터석이나 2인석이 있으면 그쪽에 앉습니다. 4인 테이블을 혼자 쓰는 것이 미안하면 그 시간을 피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 한 가지 부위를 1인분, 밥이나 냉면 하나. 이 조합이면 가게 입장에서도 손해가 없습니다.
- 고기는 직원이 구워 주는 곳이 많습니다. 혼자라서 굽는 것이 불편하면 그런 곳을 고르면 됩니다.
국밥과 설렁탕은 처음부터 1인용
고기를 먹고 싶은데 아직 굽는 것이 부담이면 국밥, 설렁탕, 순댓국이 있습니다. 이 음식들은 애초에 혼자 먹게 만들어진 것이라 어느 가게든 1인 손님이 기본입니다. 옥동식이나 농민백암순대, 양지식당, 잼배옥처럼 오래된 집일수록 혼자 온 손님에게 익숙합니다.
혼자 고기를 먹는 것이 어려운 게 아니라, 2인분부터 받는 가게를 고른 것이 어려운 것입니다.
자주 묻는 것
고깃집에서 혼자 1인분만 시켜도 되나요?
1인분 주문이 되는 곳이면 됩니다. 메뉴판에 1인 기준 가격이 적혀 있거나 1인 화로가 있으면 거의 확실합니다. 2인분부터인 곳은 혼자가 아니라 그 가게의 정책이 안 맞는 것입니다.
혼자 샤브샤브는 어디가 제일 쉬운가요?
자리마다 1인 냄비가 있는 곳입니다. 혼플의 혼밥 분류에서 ‘샤브’로 찾으면 1인 세트가 있는 곳이 나옵니다.
혼자 고기 먹을 때 직원이 구워 주는 게 부담스러워요.
셀프로 굽는 곳을 고르거나, 처음 한 번만 구워 주고 두는 곳이 많으니 ‘제가 구울게요’ 한마디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