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싫은 게 아니라 말이 피곤한 쪽입니다. 하루 종일 말을 하고 나면 조용한 곳에 가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아야 충전이 됩니다.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전시를 보고, 혼자 목욕탕에 가는 일이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이런 분께 가장 좋은 공간은 ‘사람 기척은 있는데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는 곳’입니다. 동네 목욕탕, 심야 사우나, 미술관 평일 오전, 북카페의 구석 자리, 벽을 보는 카운터 식당. 혼플에서는 대화 온도 ‘조용히 있어도 됨’인 곳이 모두 해당합니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혼자가 너무 편해서 사람을 만나는 근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가끔은 ‘원하면 한마디’ 정도의 공간에 가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말을 안 해도 되는 곳에서 한마디 하는 건 생각보다 가볍습니다.
침묵형에게 맞는 플레이스
혼자 지수와 대화 온도를 기준으로 골랐습니다. 아래 기준으로 플레이스 전체에서 더 찾을 수 있습니다.
옛 서울시청 건물을 그대로 쓰는 시립도서관. 돈을 쓰지 않고 몇 시간이고 앉아 있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도심 공간입니다.
광화문의 예술영화 전용관. 혼자 영화 보러 오는 사람이 절반이 넘어, 혼영이 처음인 사람도 전혀 튀지 않는 곳입니다.
경복궁 옆 미술관. 전시를 보지 않아도 마당과 카페, 서점만 돌아도 두어 시간이 지나갑니다.
성수동 옆 공원. 벤치에 혼자 앉아 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혼자인 것이 전혀 눈에 띄지 않습니다.
밤의 한강은 혼자 앉아 있는 사람으로 가득합니다. 편의점 라면 하나 들고 강가 계단에 앉으면 아무도 이유를 묻지 않습니다.
미쉐린 가이드가 '혼자서도 편하게 즐기는 혼밥 맛집'으로 소개한 합정의 라멘집입니다.
맑은 국물의 중화소바를 제대로 하는 관악구의 작은 라멘 가게입니다.
연희동의 40석짜리 예술영화관. 예술영화관 중 유일하게 돌비 애트모스 음향을 갖춘 단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