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보내는 생일과 연말 — 처량하지 않게 하루를 짜는 법
혼자 생일을 보내는 사람은 많습니다. 문제는 혼자라는 사실이 아니라 아무 계획이 없는 것입니다. 하루를 미리 짜 두면 혼자 보내는 생일도 꽤 괜찮은 날이 됩니다.
혼자 보내는 생일이 처량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생일은 누군가와 보내는 것’이라는 기본값 때문입니다. 그 기본값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하루를 비워 두지 않는 것은 할 수 있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갈 곳을 정해 두면 혼자라는 사실이 ‘계획’이 됩니다. 연말과 크리스마스도 같은 방식이 통합니다.
원칙 세 가지
- 평소에 안 가던 곳으로. 생일에 늘 가던 카페에 가면 평일과 다를 게 없습니다.
- 돈을 조금 씁니다. 평소 1만 원이면 이날은 3만 원. 좋은 자리, 좋은 한 잔이 ‘특별한 날’을 만듭니다.
- 밤을 비워 두지 않습니다. 저녁 7시 이후의 계획이 그날의 기분을 정합니다.
낮 — 혼자여야 더 좋은 것
미술관이나 영화는 혼자가 더 좋은 활동입니다. 리움미술관이나 국립현대미술관처럼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곳을 고르고, 평일 생일이면 더 좋습니다. 사람이 없습니다. 영화는 씨네큐브나 에무시네마처럼 작은 극장에서 평소라면 고르지 않을 영화를 봅니다. 이런 날에는 선택이 조금 엉뚱해도 됩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곳
저녁 — 카운터에 앉아 좋은 것 먹기
생일 저녁은 카운터석이 있는 식당이 좋습니다. 셰프가 앞에서 음식을 내주는 곳은 혼자여도 ‘대접받는’ 느낌이 있습니다. 평소보다 한 단계 가격이 있는 곳을 고르면 됩니다. 캐러벨 이스트아시아 한남점처럼 1인 손님에게 익숙한 곳, 하나샤부정처럼 1인 냄비를 천천히 먹을 수 있는 곳이 그렇습니다.
밤 — 한 잔, 그리고 말을 걸어 주는 곳
생일 밤에는 ‘원하면 한마디’ 정도의 바가 좋습니다. 사장님이 혼자 온 손님에게 가볍게 말을 걸어 주는 곳에서 ‘오늘 생일이에요’ 한마디를 해도 되고 안 해도 됩니다. 해 본 사람들의 말로는, 그 한마디를 하면 대체로 좋은 일이 생깁니다. 리타비터바나 키보, 코블러처럼 혼자 손님을 반기는 바가 이런 날에 맞습니다. 연말이면 재즈바도 좋습니다. 공연이 있는 날은 혼자여도 밤이 꽉 찹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곳
집에서 보내기로 했다면
나가지 않기로 했으면 그것도 계획입니다. 다만 세 가지는 챙깁니다. 평소 안 사던 것 하나(좋은 빵, 좋은 술, 꽃 한 송이), 평소 안 하던 것 하나(긴 목욕, 손으로 편지 쓰기), 그리고 내일 할 일 하나. 마지막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생일 다음 날이 비어 있으면 생일이 길어집니다.
혼자 보내는 생일의 반대말은 ‘함께 보내는 생일’이 아니라 ‘아무 계획 없이 지나가는 생일’입니다.
자주 묻는 것
혼자 생일에 갈 만한 곳이 있나요?
낮에는 미술관과 작은 극장, 저녁에는 카운터석 식당, 밤에는 ‘원하면 한마디’ 온도의 바가 좋습니다. 혼플에서 혼자 지수 4점 이상, 비용 2~3만 원대로 고르면 됩니다.
혼자 크리스마스에 열려 있는 곳이 있나요?
미술관과 극장은 대부분 엽니다. 식당과 바는 휴무가 있으니 전날 확인하세요. 찜질방과 24시간 만화카페는 거의 열려 있습니다.
혼자 생일인 게 너무 외로워요.
그날 하루만의 문제가 아니라면 혼자 사는 사람의 외로움에 대한 글을 읽어 보세요. 외로움은 이상한 게 아니라 지금 대부분이 놓인 상태입니다. 이야기를 남기고 싶으면 이름 없는 게시판이 있습니다.